산하온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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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개발 유감
     산하온 (2007-03-15 오후 4:01:43)   Hit : 1825   Vote : 758

 

주말을 맞아 온 가족이 야외로 나갔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단비가 내린 뒤끝이라 맑고 서늘해진 공기가 가슴 속까지 스며 들었다.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은 모처럼의 휴식을 즐기는 듯 여유있는 모습으로 펼쳐져 있고, 경운기에 말린 볏 가마니를 싣고 가는 농부들의 검게 그을린 얼굴이 풍요로움으로 가득차 있다.

어딜 가나 병풍처럼 굳건하게 둘러쳐진 산과 어머니의 품속처럼 아늑한 들판, 그리고 그 한 가운데를 흘러가는 가느다란 실개천이 어우러져 있는 우리의 산천. 문 밖을 나서면 언제라도 바로 눈 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에 그만 눈이 부시다. 이제껏 많은 곳을 여행하였지만 이 고장의 지형처럼 넉넉함과 아늑함과 따뜻함을 지니고 있는 곳은 정말 드물다. 그 위에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오염되지 않은 기름진 땅까지 함께 하고 있다. 우리는 참으로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숨쉬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이 소중한 자연환경이 마구 파헤쳐지고 있다. 도로를 내거나 채석장을 만들기 위해 산허리를 뭉텅 깎아 내기도 하고, 산 중턱 바로 밑에 대규모 위락시설 단지를 만들기도 한다. 도로 변 경작지들은 어느 샌가 갖가지 이름의 음식점과 숙박시설들로 바뀌어가고 있다. 물이 맑기로 유명한 운암 댐 바로 옆에도 대형 음식점과 숙박시설들이 새로이 들어섰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이런 시설들을 세우느라 자연이 훼손되는 것은 물론이고 거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각종 쓰레기와 오.폐수는 결국 어디로 갈 것인가? 모처럼의 상쾌한 기분이 점차 울적해진다.

우리는 우리가 지니고 있는 자연환경의 진가를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전북의 자연환경은 문화유산과 더불어 이 지역의 가장 큰 자산이요 보고이다. 그런데 모두들 이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낙후되어 있고 그래서 서둘러 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개발만이 우리의 생활수준을 더 높여주고 우리를 더 잘살게 해 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들이 과연 옳은 것인가? 우리가 먹고 있는 "물'의 경우를 보자. 이제는 수도물을 먹는 가정이 거의 없을 정도로 대부분의 가정이 생수를 사먹거나 약수를 떠다 먹는다. 앞으로 약수가 오염되어 먹을 수 없게 된다면 모두들 생수를 사먹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생수의 값은 휘발유값보다도 더 비싸다. 우리는 그 옛날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우스갯소리를 듣고 자랐지만 지금은 현대판 봉이 김선달들이 이 땅에서 파낸 지하수를 비싼 값에 팔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 지방의 산과 들, 물과 나무, 풀 한 포기와 돌멩이 하나 하나가 얼마나 값비싸고 귀한 것인가? 개발에 앞장섰던 다른 지역의 자연환경은 이미 훼손할 대로 많이 훼손되었다. 전북지역은 다행히 개발이 늦은 탓에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자연자원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그것은 커다란 행운이다. 많은 가능성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무조건 개발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개발을 하되 환경을 보존하는 범위 내에서 하자는 것이다. 환경을 해치지 않는 개발, 그것이 곧 환경친화적 개발이요, 지속가능한 개발이다. 지금은 우리가 이 땅에 살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 곳을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는 후손들에게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환경을 물려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가장 큰 의무인 것이다.

(김기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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