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온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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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해의 자원개발과 환경문제(김기순. 독도저널 봄호)
     산하온 (2010-07-13 오후 8:07:11)   Hit : 4815   Vote :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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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온 호와 우리나라의 극지활동

지난 2월 우리나라 최초의 쇄빙선인 아라온 호는 남극 대륙기지 후보지로 꼽히는 케이프 벅스와 테라 노바 베이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돌아왔다. 아라온 호의 조사결과를 기초로 테라 노바 베이가 제2 남극기지로 결정되었고, 우리나라는 이 지역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마친 후 2014년까지 남극기지를 건설하게 된다. 이로써 1988년 남극 킹조지섬에 세종과학기지를 건설한 지 20여년 만에 제 2기지의 설치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아라온 호는 오는 7월 북극항해에 나서며, 남극에 이어 북극에서 극지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이는 단지 극지연구의 확대에 그치지 않고, 극지방에서 우리나라의 활동영역을 넓힌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북극 스피츠베르겐(Spitsbergen) 섬에 설치된 다산기지에서 북극의 해양연구를 하는 한편, 북극권국가들의 고위급 정부간 포럼인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에 옵저버 가입을 신청하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중국은 2007년에, 일본은 2009년에 옵저버 가입을 신청하는 등 주변 국가들도 모두 북극위원회를 통한 적극적인 북극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것은 최근 북극권이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북극지방의 기후변화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심각한 기후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가장 빠르고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곳은 극지방이다. 기후변화는 극지방의 거대한 얼음을 녹아내리게 하고, 외부변화에 취약한 환경과 생태계를 위협하고, 기상이변과 해수면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북극지방에서 특히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북극은 다른 지역보다 기온상승이 2배가량 높게 나타나고 있고, 북극해 얼음의 두께는 30% 이상, 얼음의 면적은 매 10년간 4%씩 감소하고 있다. 2008년 10월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가 발표한 보고서는 북극해의 얼음이 2013년경 모두 녹아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피해를 입는 것은 북극환경과 생태계이다.

혹독한 자연환경과 기후조건에 적응하여 형성된 북극의 독특한 생태계는 기후변화와 외부변화에 매우 민감하며, 서식지 변화와 먹이 감소로 멸종될 위기에 처해 있다. 북극의 대표적인 동물인 북극곰은 먹이 부족으로 그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되고 있어 북극생태계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북태평양과 북대서양, 북극해에는 해수면 상승으로 대구와 청어 등이 몰려들어 대규모 어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트롤링어선을 이용한 과도한 남획으로 해양생태계가 황폐해지고 있는 것도 북극생태계가 처한 어려움중의 하나이다.

자원개발 - 영유권 및 해양관할권 분쟁

북극의 기후변화로 눈과 얼음이 사라지고 있는 현상은 역설적이게도 그 속에 매장된 광물자원의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북극은 석유, 천연가스, 가스 하이드레이트, 금, 은, 다이아몬드, 아연, 망간노듈 등이 풍부하게 매장된 천연자원의 보고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북극에 석유 약 900억 배럴과 천연가스 1,670조 feet3, 천연가스액(NGL) 440억 배럴 등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세계 미발견 석유의 13%, 가스의 30%, 천연가스액의 20%에 이르는 것이며, 이중 84%가 깊이 500m 미만의 연안지역에 분포되어 있고 특히 천연가스는 대부분 러시아에 집중되어 있다.

이와 같이 추정되는 북극 석유의 양이 전세계 석유공급패턴을 바꿀 정도로 많은 것은 아니다. 또한 광물자원 개발에 따른 북극해의 환경문제에 대해 상당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 자원의 고갈 위기에 있는 국제사회는 북극의 광물자원 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북극권 국가들은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영유권과 해양관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캐나다와 덴마크는 엘레스미어 섬(Ellesmere Island)과 북부 그린란드 사이에 있는 한스 섬(Hans Island)을 둘러싸고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고, 러시아와 노르웨이는 바렌츠(Barents)해에서, 미국과 캐나다는 보퍼트(Beaufort) 해역에서 해양관할권을 확대하기 위해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북극점의 해저를 통과하는 로모노소프(Lomonosov) 해령에는 100억 톤의 천연가스와 석유, 은, 구리, 다이아몬드 등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러시아, 캐나다, 덴마크 3개국은 북극점에 대한 관할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은 연안국으로 하여금 200해리 너머까지 대륙붕을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북극해는 전체 면적의 70%를 대륙붕이 차지하고 있고 대륙 45,389 km에 달하는 긴 해안선이 형성되어 있어, 북극권 국가에 유리한 조건을 부여하고 있다. 2008년 영국 Durham 대학 IBRU(International Boundaries Research Unit)에서 발표한 “북극지역의 해양관할권과 경계선” 지도에 따르면 북극권국가가 모두 200해리 너머로 대륙붕 한계를 설정하는 경우 북극해의 대부분이 이들 국가의 해양관할권에 속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북극점과 그 주변에까지 특정 국가의 관할권이 미치게 된다. 이와 같은 북극권국가들의 북극해 분할에 대해 연안국에 의한 “해양의 영토화”라는 점에서 비판적 시각이 있지만, 현행 국제법상 합법적인 해양관할권 행사라는 점에 딜레마가 있다.

북극해국가 중 러시아는 지난 2001년, 노르웨이는 2006년, 덴마크는 2009년에 각각 UN 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대륙붕 한계설정 문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 중 러시아의 로모노소프 해령 주변 해역에 대한 대륙붕 한계설정 문서는 과학적 증거 부족으로 반려되었으며, 그로부터 5년 후인 2007년 8월 러시아 소형 잠수함 MIR 1호와 2호는 북극점 밑의 해저 4,261m 지점에 티타늄으로 된 러시아국기를 꽂고 돌아왔다.

이 사건으로 주변국들은 북극해 주변의 과학적 탐사활동을 확대하고 군사활동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북극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러시아는 영유권이나 해양관할권 분쟁을 확대하지 않고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를 통해, 그리고 양자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이 지역의 군사적 대립과 팽창을 우려의 시선으로 주시하고 있다.

북극항로 개통

북극의 기후변화로 인한 또 다른 변화는 북극항로의 개통이다. 그동안 두꺼운 얼음으로 인해 항해가 어려웠던 북극항로가 얼음의 감소와 후퇴로 열리기 시작했다. 캐나다의 군도수역을 통과하는 북서항로와 시베리아 연안을 통과하는 북동항로는 기존 항로보다 40% 정도 항해거리를 단축하게 되며, 앞으로 북극점을 통과하는 직선항로가 개설되는 경우 거리를 훨씬 더 단축하게 된다.

지난 2009년 7월 우리나라의 울산항에서 화물을 선적한 독일화물선 Beluga Fraternity호와 Beluga Foresight호는 북동항로를 거쳐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으로 항해를 하는데 성공하였다. 이것은 북동항로를 이용한 최초의 항해로 러시아의 쇄빙선이 에스코트를 했지만 얼음이 없어 쇄빙선 도움없이 항해가 이루어졌고, 24일이 소요되던 기존 항로보다 10일 이상 단축되었다.

문제는 북극항로의 선박 통행권을 둘러싼 국제법상 분쟁이다. 캐나다는 북서항로가 통과하는 캐나다 군도수역이 수천 년 전부터 Inuit족이 삶의 터전을 이루고 살아온 역사적 내수 라는 이유로 외국선박의 항해를 제한하고 있다. 캐나다는 외국선박이 내수에서 국제법상 항해권을 갖지 않기 때문에 캐나다 법에 따라 항해를 규제할 수 있다고 본다. 캐나다는 외국선박의 항해를 제한하는 또 다른 근거로 유엔해양법협약 제234조를 들고 있다.

이 조항은 연안국이 배타적 경제수역 내의 결빙해역(ice-covered area)에서 선박기인오염을 막기 위해 비차별적 법규를 제정, 집행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캐나다는 유엔해양법협약 협상 당시 이 조항을 제안하였고, 채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캐나다는 1986년부터 북서항로에 위치한 해협에 내수제도를 도입하고, 이 수역을 통과하는 외국선박이 캐나다 법을 준수하는 조건 하에 항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캐나다의 입장과 달리 미국은 이 수역에 위치한 Davis 해협 등이 국제해협이라고 보며, 따라서 외국 선박이 국제법상 통과통행권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동항로는 러시아의 시베리아 연안을 통과하는 수역이다. 러시아는 냉전 기간 중 북동항로를 군사용 화물수송이나 군함 이동에 이용해왔는데, 1987년 10월 고르바초프의 Murmansk 연설 이후 상업용 항로로 개방하고 있다. 러시아는 어떠한 외국 선박도 비차별적 기초위에 북동항로를 항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1990년 채택된 “북극해항로의 해로 항해에 관한 규칙(Regulations for Navigation on the Seaways of the Northern Sea Route)”에 따라 외국선박의 항해를 규제하고 있다.

미국은 2009년 1월 발표한 신북극지역지침(New Arctic Region Directive)/NSPD-66)에서 해양자유가 국가안보의 최우선임을 강조하고, 북서항로와 북동항로는 다 같이 국제항해에 이용되는 해협이므로 통과통행제도를 적용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은 북동항로와 북서항로가 미국 안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1988년 캐나다와 북극협력에 관한 양자협정(Agreement on Arctic Cooperation)을 체결하고, 미국의 모든 쇄빙선이 이 수역을 통과하는 경우 캐나다정부의 허가를 얻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2005년 미국 핵잠수함 Charlotte호가 사전 통고없이 캐나다북극수역을 항해한 후, 2007년 미국이 이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양국 관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북서항로와 북동항로는 아직 선박들의 항해가 많지 않은 편이다. 북서항로의 경우 연중 20-30회 정도, 북동항로는 그보다 적은 항해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아직은 이들 항로에 위치한 해협들을 국제해협으로 인정하기 어렵다. 다만 북극의 얼음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기 때문에 선박의 항해도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선박의 잦은 이용으로 이들 항로의 국제성이 확보될 때 국제해협으로서의 지위가 인정되고 통과통행권도 보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북극해의 해양오염

북극의 자원개발과 북극항로 이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문제가 되는 것은 해양환경의 오염과 환경재해의 발생이다. 캐나다, 알래스카 북부, Barents 해와 Kara 해, 러시아의 서시베리아지방 등에서는 이미 원유 및 천연가스 개발에 성공하여 채광 작업을 하고 있다. 북극권국가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많은 광물자원을 개발하려는 광범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때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것은 환경오염, 특히 해양환경의 오염이다. 대부분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연안지역에 매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북극해의 얼음을 뚫고 석유자원을 개발하는 데에는 커다란 위험이 수반된다. 시추 및 채굴 상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유정분출, 파이프라인 누출 등으로 원유가 유출되는 경우 제거작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채굴작업의 경우도 해양오염문제가 계속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북극해의 석유자원이 대부분 대륙붕에 매장되어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개발이 확대되는 경우 심각한 해양오염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얼음바다에 유출된 원유는 생물학적 분해가 되지 않고, 증발과 용해, 침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취약한 북극환경과 생태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또한 항구, 도로 및 배수공사 등 석유와 가스의 개발 및 운반에 필요한 대규모 하부구조는 생태계의 서식지와 이동경로 파괴, 해저 침식 등 생태계에 직간접적인 피해를 주게 된다.

북극항로를 이용하여 석유자원을 수송하는 것은 더 큰 환경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1989년 알래스카 연안에서 발생한 엑손 발데즈(Exxon Valdez) 호 사고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북극해에서의 대형유조선 사고는 대규모 환경재앙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사고로 25만 8천 배럴의 원유가 3,400 km에 이르는 알래스카 해역을 뒤덮었으며, 바다새 25만 마리, 바다수달 2,800 마리, 물개 300 마리, 대머리 독수리 250 마리, 고래 22 마리, 수많은 청어 및 연어가 떼죽음을 당했다. 사고 해역의 생태계는 아직도 해양오염의 지속적인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를 회복하는데 3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바다뿐만 아니라 주변해역의 토지도 기름에 오염되어 수많은 알래스카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해양오염사고가 북서항로와 북동항로에서 발생하는 경우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캐나다 군도수역에는 수많은 섬들이 산재해 있고 항로에 따라서는 육지에 근접하여 통과하기 때문에, 대형유조선이 파선되는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북서항로는 북동항로보다는 덜 심각하지만 시베리아 연안의 섬 주위를 통과한다는 점에서 해양오염이 문제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 때문에 많은 환경단체들이 북극의 자원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세계야생동물기금(WWF)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등 환경단체들은 자원개발이 북극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WWF는 각 정부와 유류회사들이 대규모 석유 및 가스 개발을 재고하도록 촉구하고 있으며, IUCN은 북극의 여우, 돌고래, 고리 모양 물개(Ringed Seal) 등을 멸종위기에 처한 10대 생물로 선정하고, 기후변화와 상업적 선박 이용, 석유 및 가스 개발 등이 이들의 서식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북극위원회와 해양오염 규제

북극위원회는 북극권의 환경보호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1996년 설립된 고위급 정부간 포럼이다. 북극은 산업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야생지역임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부터 오존층 감소와 방사능물질, 잔류성 유기오염물질(POPs), 중금속, 기름 등에 의한 환경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수천 년 동안 북극지역에서 거주해온 캐나다 Inuit족의 체내에는 폴리염화비페닐(PCB)과 DDT 등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이 다른 지역 거주민의 10-20배 가량 축적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nuit족이 전통적인 식량으로 삼아온 해양포유동물이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에 오염되고, 먹이사슬을 통해 그들의 체내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환경문제에 대처할 필요성을 느낀 북극권국가는 1991년 북극환경보호전략(AEPS)를 채택하였고, 5년 뒤 이를 승계한 북극위원회가 설립되었다.

북극위원회는 6개의 실무그룹을 두고 있다. 이 중에서 해양환경오염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은 북극해양환경보호 실무그룹(PAME)과 긴급사태 방지, 준비 및 대응 실무그룹(EPPR)이다. PAME는 북극의 연안 및 해양환경이 처한 문제들을 통합적으로 다루고 있고, EPPR은 석유 및 가스 수송과 추출, 방사성 피해,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환경적 긴급사태의 방지와 대응 문제를 다룬다. 이들의 노력으로 그동안 북극환경영향평가지침, 북극 비상사고예방, 대비 및 대응지침, 북극연안기름 및 가스지침 등이 채택되었고, 2004년에는 북극 기후변화의 영향을 과학적으로 평가, 종합한 북극기후영향평가(ACIA) 등 많은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PAME는 2009년 4월 최신 북극연안기름 및 가스지침을 발표하였다. 이 지침은 북극권국가가 연안의 석유 및 가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일련의 권고 관행과 전략적인 조치를 제시하고 있다. 이 지침은 사전예방원칙과 오염자부담의 원칙, 지속가능한 개발 등의 기본원칙에 기초하고 있으며, 환경영향평가 과정과 환경감시 기준에서부터 개발활동의 안전성, 환경관리, 폐기물 관리, 인간 건강 및 안전성, 수송, 비상사태에 대한 준비 및 대응, 개발장비의 해체 및 개발지역 정화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 지침은 북극 연안의 석유개발활동과 관련된 잠재적 영향으로부터 북극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채택된 것으로, 북극권국가가 석유 및 가스 개발활동으로 인한 환경피해에 대해 갖는 관심을 반영한다. 다만 이러한 지침이 북극권국가를 강제하는 것은 아니고, 지침 또한 이들 국가의 법적, 정치적, 경제적 상황을 고려한 공동정책 개발을 위해 이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구속력있는 규제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북극조약의 가능성

북극위원회는 북극권 국가 간에 환경보호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제협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고, 환경오염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점이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북극이사회는 법인격과 의사결정권이 없는 기관으로, 연성법(soft-law)의 접근방법에 기초하고 있다. 따라서 북극위원회 체제는 강제적인 법 규칙 대신 지침에 의존하고 있으며, 당사국들에게 구속력있는 의무를 부과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북극권이 직면해있는 기후변화, 영유권, 자원경쟁, 환경관리, 원주민의 권리 보호, 생태계 보호 등의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극권 내부와 국제사회에서는 남극조약체제를 모델로 하는 구속력있는 법제도를 만들 것을 요구해왔다. 특히 EU는 2008년 3월 EU 집행위원회의 보고서와 2008년 10월 채택된 북극관리에 관한 결의안을 통해 북극의 새로운 조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을 시사하고, 2009년 3월 결의안 초안에서는 50년간 북극의 자원개발을 동결하고 새로운 조약을 만들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캐나다, 러시아, 덴마크, 노르웨이의 북극권 5개 국가는 2008년 5월 북극해회의에서 채택된 Ilulissat 선언과 2009년 북극이사회 제6차 각료회의에서 채택된 Tromsø 선언을 통해 이러한 제안을 거부하였다. 이들 국가의 입장에 따르면 북극권에는 유엔해양법협약과 IMO 협약을 비롯한 확고한 법 체도가 형성되어 있고, 이를 통해 북극권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북극의 새로운 조약 체결 문제는 소강상태에 들어섰다. 미국과 러시아, 캐나다 등 강대국이 조약체결을 적극 거부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또한 EU의 입장에서는 북극권국가들을 자극하기 보다는 이들이 요구하는 국제협력을 통해 북극권의 자원개발과 북극항로 이용에서 유리한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지금 국제사회에서는 깊은 관심 속에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글을 마치며

북극은 남극과 마찬가지로 춥고 혹독한 기후와 자연환경 및 취약한 생태계를 지니고 있지만, 수천 년 전부터 전통적인 역사와 문화를 지닌 원주민이 살아왔고 그들이 고유한 경제활동을 영위해온 곳이다. 오랫동안 그들의 삶의 터전이 되어온 북극은 동서 양 진영 간의 냉전체제를 거쳐 이제 영유권과 해양관할권, 자원개발, 환경문제에 따른 국가 간 대립으로 새로운 냉전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북극해는 북극권국가에 의한 분할을 앞두고 있고, 북극점까지도 그들 국가의 관할권 하에 속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북극권의 자원개발이 초래하게 될 환경오염이다.

북극권국가는 북극권의 영토와 해양이 그들 국가의 영유권과 관할권이 미치는 곳이기 때문에 그들이 자원개발권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북극권국가는 자원개발에 따른 환경오염이 다른 국가나 다른 지역에 미치는 피해를 방지할 의무가 있다. 더욱이 북극은 지구 전체의 기상과 기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역이며, 북극의 환경오염 역시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북극권국가의 개발활동은 그들만의 영역에 미치는 것이 아니며, 국제사회 전체의 이해와 직결되어 있다.

따라서 북극의 개발활동을 적극적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북극위원회 중심의 기존 법제도 대신 새로운 조약체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개발활동으로 인한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가능하게 하려면 강제력과 구속력을 가진 법제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의해 열리기 시작한 북극항로로 본격적인 북극 진출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6대 해운국가로 수출입 물동량의 대부분을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다. 수에즈운하를 경유하는 기존 항로 대신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경우 물류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고, 쇄빙선 건조 등 조선업에도 진출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자원개발에 참여할 기회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북극 진출에 앞서 북극의 기후변화가 주는 새로운 기회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환경적 영향과 군사적 긴장, 원주민의 권리보호 등 북극이 안고 있는 어두운 면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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