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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핵개발 가능성
     산하온 (2014-08-19 오후 12:25:34)   Hit : 1562   Vote : 506

 


1. 일본의 핵 개발 의혹 제기

일본은 핵연료사이클을 통해 우라늄 농축부터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까지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막대한 양의 플루토늄을 축적하고 있다. 2014년 10월부터 상업용 가동을 시작할 예정인 롯카쇼무라 재처리공장이 정상화되는 경우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통한 플루토늄의 대량 추출이 가능하게 된다. 현재 가동이 중지되어 있는 원형로 몬주가 가동을 하는 경우에는 더 많은 플루토늄이 생산될 예정이다. 일본은 2014년 현재 44.7톤의 플루토늄을 국내외에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70톤으로 늘릴 계획으로 있다.

일본은 이미 1970년대 초부터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기술적, 과학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서 플루토늄의 축적이 핵무기 개발을 위한 것이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에서 헌법 개정 논의가 제기되거나 헌법개정절차에 관한 법률(국민투표법)이 국회에서 통과(2007년)되는 등 헌법 개정 움직임이 감지될 때마다, 국제사회에서는 일본이 헌법 제9조를 폐기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가 일련의 법 개정을 통해 핵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도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2. 일본 국내 상황

헌법 제9조는 전쟁포기와 군대보유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론상으로는 방위 목적의 핵무기 개발을 허용한다고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실제로 1957년 키시 노부수케(Nobusuke Kishi) 수상부터 2006년 아베 신조(Shinzo Abe) 수상에 이르기까지 일본 역대 수상들은 헌법 제9조가 핵무기 개발을 제한하는 요인이 아니라는 입장을 취해 왔다. 2002년 후쿠다 야쓰오(Yasuo Fukuda) 수상은 일본 헌법이 핵 개발을 금지하지 않으며, 국제정세 및 여론에 따라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2012년 7월 발표된 일본 총리직속 정부분과위원회 보고서는 헌법 해석 수정을 요구하며 “헌법 제9조의 해석상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집단적 자위권은 자국이 직접 다른 국가로부터 무력공격을 받지 않더라도 자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가 제3국으로부터 무력 공격을 받았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정부분과위원회가 이를 주장하는 것은 북한 핵 미사일 문제와 중국의 군비 확장을 내세워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시도하려는 의도로 파악할 수 있다. 뒤이어 집권 이후 계속해서 우경화 행보를 보이던 일본 아베 정부는 2014년 7월 1일 기존의 헌법해석을 변경하여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결정하였다.

또한 일본은 2011년 6월 20일 날치기에 가까운 방식으로 의회에서 원자력기본법을 개정하는데 성공하였다. 민주·자민·공명당은 원자력규제위원회 설치법안 부칙에 "원자력 이용의 안전 확보는 국가 안전보장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문구를 집어넣었고, 이를 상위법인 원자력기본법 2조 2항에도 삽입한 것이다. 일본 국회는 동시에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활동을 "평화 목적"으로 한정한 규정을 삭제한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설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일본 정부가 핵무기 개발로 나아간다는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핵무기를 제조, 보유, 반입하지 않는다는 비핵3원칙도 정치적 선언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 다만 일본 지도자들은 이 원칙을 지킬 것을 계속해서 약속해 왔다.

일본 관료와 전문가들은 핵 개발 의도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일본은 전략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처해있을 때 핵 개발 가능성을 타진한 사례들이 있다. 1960년대 중국이 처음으로 핵실험에 성공하고 미국이 월남전에 개입하자 사토 수상은 학자들에게 일본의 핵무장에 드는 비용과 이익을 연구, 검토하도록 비밀리에 의뢰한 바가 있으며, 그 연구 결과는 1968/70 내부 보고서(1968/70 Internal Report)에 수록되어 있다. 1994년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NPT의 연장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판단되자 일본방위청은 1995년 냉전 이후 새로운 국제환경을 검토하면서 일본의 핵 선택문제를 비밀리에 조사한 적도 있다(1995 JDA Report). 이들 보고서에서는 일본이 계속해서 미국의 안전보장에 의존해야 하며 핵 개발이 미일관계를 위협할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하고 중국이 군대를 현대화하는 등 한반도 주변 정세가 변화하고 미일 동맹관계의 강도가 약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일본 정계에서는 일본의 핵무장을 옹호하는 우익 보수주의자들이 영향력을 넓혀왔다. 1990년대 냉전 해체 뒤 일본 자위대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세계 분쟁지역에 파견되고 방위청을 방위성으로 승격하여 군사대국화를 추구하는 등, 헌법 9조에 따라 금기시되던 국제분쟁 해결수단으로서의 무력행사와 전력보유도 허용되었다.

3. 대내외적 억제 요인

전문가들은 일본의 핵무장 시도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선 일본의 일반 대중은 핵문제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원폭투하로 겪은 고통으로 다수의 국민들이 핵무장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국민들의 반대여론이 더욱 거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여론주도층과 전문가들도 대부분 핵무기 개발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들은 일본의 핵 개발이 중국의 위협과 동아시아 지역의 불안정을 초래하게 되며, 미국과의 동맹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국제적인 규제는 일본의 핵무장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은 NPT 당사국으로서 핵무기 기타 핵폭발 장치를 도입하거나 제조, 획득하거나 제조를 위해 지원받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며(제2조), 1998년 추가협정(Additional Protocol)에 따라 민간 핵시설을 군사적으로 전용하지 않을 것을 입증하기 위한 안전조치에 따르도록 되어 있다. 또한 일본은 우라늄 원료와 농축 우라늄, 원자로 관련 장비 등을 공급받기 위해 미국, 프랑스, 영국, 중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카자흐스탄 등과 양자협정을 체결하고 있는데, 민간 핵 프로그램을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하는 경우 공급받은 원료를 반환해야 할뿐더러 우라늄과 관련 장비의 공급이 중단된다. 1988년 미-일 원자력협력협정도 핵비확산정책과 IAEA의 안전조치에 위배되는 경우 협력이 중단되고 공급받은 핵물질 및 장비와 그를 통해 생성된 핵분열물질을 반환하도록 되어 있다.

4. 전망

일본은 장기적으로 UN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이 되려는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핵무장을 시도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는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미국이 계속해서 일본의 안보를 보장하는 한, 독자적으로 핵 개발을 추진하기 보다는 평화적 핵 정책을 고수하는 편이 자국에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일본이 핵무장을 하는 경우 중국, 북한, 한국, 대만 등 주변 국가들을 더욱 자극하게 되며 특히 한국과 대만과 같은 비핵국가에게 핵 개발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는 점도 감안하게 될 것이다.

다만 군사대국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견해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고, 남북한이 통일된 후에도 핵무기를 계속 보유하는 경우 일본에 커다란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일본이 핵무기 개발을 고려하게 될 상황을 배제하기 어렵다. 최근 일본의 국내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주의자들이 핵무장을 주장하고 있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국수주의가 점차 확대되면서 핵 개발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커다란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일본 국내법 및 정책적 특성", 2012.(일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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