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온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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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사고와 해양환경 보호(3)
     산하온 (2014-12-31 오후 11:22:49)   Hit : 1722   Vote : 556

 

국제 법제도의 확립과 강화


Torrey Canyon호 사고 이후 국제사회는 해양오염사고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Torrey Canyon호 사고는 선박사고의 방지를 위한 강제적 조치와 해양오염사고에 대한 적절한 손해배상책임제도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국제사회는 기존의 국제법 규범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해양오염 규제를 강화하는 국제 법제도와 손해배상제도의 수립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이들 법제도를 만드는 작업은 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국제해사기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IMO는 Torrey Canyon호 사고 후 수년간 유조선 사고를 방지하고 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였다. 선박에 의한 해양오염은 선박사고뿐만 아니라 기름탱크 세척, 엔진폐기물 처분과 같은 선박의 정상적 운영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따라서 선박에 의한 해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들 문제를 모두 포괄해서 다루어야 했다. 이와 관련하여 채택된 가장 중요한 협약이 MARPOL(International Convention for the Prevention of Pollution from Ships) 73/78이다. 이 협약은 선박에 의한 해양오염방지를 규제하는 대표적 협약으로, 1973년 MARPOL협약 채택 후 1978년 의정서를 추가하여 MARPOL 73/78로 불리어지고 있다. 이 협약은 선박사고에 의한 기름오염과 선박의 정상적 운영에 의해 발생하는 기름오염, 그리고 유해물질로 인한 해양오염을 모두 규제한다. 6개의 협약 부속서는 기름, 유독성 액체물질(noxious liquid substances), 포장된 유독성물질(goods in packaged form), 선박의 오수(sewage), 선박 쓰레기(garbage), 선박의 대기오염(air pollution)에 의한 해양오염을 각각 규제하고 있다. 부속서 VI “선박의 대기오염에 의한 해양오염”은 2008년 채택되었다. MARPOL 73/78은 채택 초기에 대기오염 관련 규정을 포함하지 않고 있었으나, 부속서 VI을 통해 선박 항해로 인하여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과 이황화탄소(SOx) 등 유해성 기체를 감소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MARPOL 73/78은 해양오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매년 개정되고 있다. 유조선 사고에 있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노후 유조선의 기름탱크가 단일선체(single hull)로 되어 있어 충돌사고에 취약하다는 점인데, 2001년 개정안에서는 노후한 단일선체 유조선의 운항을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정지하는 선박 시간표(timetable)를 도입하였다.


MARPOL 73/78 이외에도 선박사고와 관련한 다수의 협약이 채택되었다. 1969년 기름오염사고로 인한 피해발생시 공해상 개입에 관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Relating to Intervention on the High Seas in Cases of Oil Pollution Casualties), 1973년 기름 이외의 물질에 관한 개입의정서(Protocol Relating to Intervention on the High Seas in Cases of Pollution by Substances other than Oil), 1990년 기름오염의 대비, 대응 및 협력에 관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on Oil Pollution Preparedness, Response and Co-operation, OPRC Convention), 2000년 유해물질에 의한 오염사고의 대비, 대응 및 협력에 관한 의정서(Protocol on Preparedness, Response and Co-operation to pollution Incidents by Hazardous and Noxious Substances, OPRC-HNS Protocol) 등이 있다. 이들 협약 역시 Torrey Canyon 호 사고 이후 기름이나 유해물질 유출에 의한 오염사고에 대비하여 채택된 국제다자협약(multilateral treaty)으로,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연안국이 개입·간섭하거나 협력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7년 난파선 제거에 관한 나이로비국제 협약(Nairobi International Convention on Removal Wrecks)은 난파선 잔해로 인한 항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채택되었다. 해상에서의 인명안전에 관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for the Safety of Life at Sea, SOLAS)은 상선의 항해 안전을 위해 채택된 최초의 협약이다. 1912년 Titanic호가 빙산에 부딪쳐 1,500명이 넘는 승객과 승무원이 사망한 후 인명의 안전을 목적으로 1914년 채택되었다. 선박의 항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선박의 건조, 장비, 운영에 관한 최소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선박의 국적국가인 기국(Flag States)은 자국 선박이 이들 기준을 준수하도록 보장할 책임을 지며, 선박은 이를 입증하는 증명서를 선내에 비치하도록 되어 있다. SOLAS는 안전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수차례에 걸쳐 협약을 개정해왔고, 가장 최근에 개정된 것은 1974년 개정안이다.


한편 IMO는 선박사고로 인한 기름오염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보장하는 제도를 수립하는 데 주력하였다. 해양오염 규제를 강화하는 법제도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해양오염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피해자에게 적절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름오염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제도는 민사책임제도에 기초하고 있다. 이는 기름오염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국가가 아닌 개인이 민사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국가가 국제책임을 지는 대신 해양오염을 일으킨 개인에게 민사책임을 부담시킨다는 것으로, 국제책임을 기피하는 국가들의 입장이 반영된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만든 것이 1969년 기름오염손해에 대한 국제민사책임협약(1969 CLC)이다. 이 협약은 오염자부담의 원칙에 따라 선주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되, 선박 톤수에 따라 유한책임 배상을 부담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선주는 강제적인 제3자 책임보험에 들도록 되어 있다. 선주는 무과실책임(strict liability) 제도에 따라 과실이 없어도 책임이 인정된다. 1969 CLC는 1976년 민사책임의정서를 채택한 후, 1992년에 개정되어 1992 CLC가 되었다. 1992 CLC에서는 대형화한 기름오염사고에 대응하여 손해배상 한도를 높이고, 손해배상 적용범위를 확대하였다. 선주가 지불하는 배상액이 불충분한 경우에 대비하여 1971년 국제기름오염손해배상기금협약(1971 Fund Convention)이 채택되었다. 이 협약에 따르면 기름화물의 화주가 분담하는 국제기금을 조성하여, 선주가 지불하는 배상금이 적거나 지불할 수 없는 경우 피해자에게 지불하도록 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선주와 기름화물의 화주가 기름오염사고의 손해배상책임을 분담한다는 것이다. 1971 Fund Convention은 1976년 배상기금의정서, 1992 Fund Convention과 2003 국제추가기금(International Supplementary Fund for Compensation for Oil Pollution Damage, Supplementary Fund)을 차례로 채택하여 배상액을 증액하였다. 이들 협약 외에 해난 구조자(salvor)에 대한 특별한 손해배상을 규정한 1989년 해난구조에 관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on Salvage)과 벙커유에 의한 손해배상을 규정한 2001년 벙커유 오염손해에 대한 국제민사책임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on Civil Liability for Bunker Oil Pollution Damage) 등이 채택되어 있다.


최근 해양법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Polar Code라고 볼 수 있다. Polar Code는 극지를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규칙으로, SOLAS 내에 강제적인 안전규칙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극지의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북극과 남극을 항해하는 선박이 증가하는 데 대비한 것이다. 선박 운항이 증가하면서 선박의 해상안전과 해양오염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강제성있는 규칙을 개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20여 년 간 많은 논의를 거친 끝에, 지난 5월 IMO 해상안전위원회(Maritime Safety Committee, MSC)는 Polar Code 초안을 승인하고 11월에 이를 정식으로 채택하기로 하였다. Polar Code는 SOLAS 제14장 “극지를 운항하는 선박의 안전조치(Safety measures for ships operating in polar waters)”로 삽입 되는데, 안전조치와 오염방지조치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맺음말


일찍이 인간은 해양이 무한한 정화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고, 해양에 오염물질을 버리고, 해양을 함부로 오염시켜왔다. 1960년대 이후 해상 운송양이 늘어나고 대형 유조선에 의한 기름유출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인간은 비로소 해양오염의 심각함을 깨닫게 되었다.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인 바다, 기름 속에 빠져 숨져가는 수많은 해양생물들의 모습은 해양오염의 실상과 고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었다.


그 후 국제사회에서는 해양오염을 규제하기 위해 국제규범을 만들어 왔다. 해양안전을 확보하고 해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다수의 국제협약과 의정서를 채택하고, 개정안을 통해 규제를 강화해왔다. 선박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손해배상책임을 규율하는 국제협약을 채택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박사고와 이로 인한 해양오염은 끊이지 않고 있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해양사고가 인간의 실수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Torrey Canyon호 사고에서부터 Hebei Spirit호 사고에 이르기까지, 또 최근 발생한 여수 기름유출사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사고가 인재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이와 같이 볼 때 법제도를 만들고 규제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해양환경과 해양환경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하다. 제도적 보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이를 지키고 이행하려는 인간의 의지와 책임의식이다. 국제법규와 기준을 준수하여 바다를 지키려는 진정한 노력이 있어야 해양오염으로부터 해양환경과 해양생태계를 보호하고, 인간의 건강과 생명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수많은 해양오염사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라고 할 것이다.


독도연구저널, 제27호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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