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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북아 해역 권원중첩수역의 공동개발합의와 공동환경보호합의 방안
     산하온 (2016-06-13 오후 1:08:48)   Hit : 900   Vote : 277

 


I. 동북아 해역 권원중첩수역의 공동개발합의 방안


한·중·일 3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에너지 소비국으로, 나날이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해저 석유자원 개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1969년 CCOP(아시아 근해 광물자원 공동탐사조정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동중국해의 대륙붕은 세계에서 석유가 가장 많이 매장된 지역 중 하나이고 황해에도 석유와 가스가 상당량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보고서가 발표된 후, 이들 지역의 석유자원을 탐사하고 개발하는 데 많은 비용과 인력이 투입되어 왔다.


해저의 광물자원 개발에 필요한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동북아 해역의 광물개발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동중국해는 한·중·일 해양경계의 권원이 중첩되는 3중 교차점(tri-Junction)을 이루는 지역이다.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이 채택되면서 연안국은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대륙붕 등 해양수역의 범위를 크게 확대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지역에서 3국간 해양수역의 경계가 겹칠 뿐만 아니라 조어도(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간 영유권 분쟁이 심해지면서 본격적인 상업적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인접국이나 마주보는 국가들 사이의 대륙붕 경계선에 위치한 석유자원은 경계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법적·정치적으로 복잡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특히 석유광상은 물리적·지리적으로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일부 지역의 석유나 가스 채취가 빨대효과(straw effect)에 의해 다른 지역의 자원까지 흡수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국가들은 영유권 분쟁이 있는 지역 내에 분포된 석유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국가 간 합의에 따르는 공동석유개발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공동개발협정을 통해 영유권 분쟁지역 내의 석유자원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일정한 비율로 나누는 것이다. 이때 영유권 분쟁지역에 대한 각 국가의 고유한 주권적 권리는 존중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한·중·일 3국도 해저 석유자원의 공동개발을 추진한 바 있다. 한국과 일본은 1974년 한일대륙붕공동개발협정을 체결하고, 제주도 남쪽 82,557km2 면적의 해역을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하였다. 이 해역은 한·일 양국의 대륙붕 주장이 중첩되는 지역이지만, 해양경계가 확정되기 전에 공동으로 석유자원을 개발하고 분배하기 위해 공동개발구역으로 설정되었다. 한일공동개발협정은 유엔해양법협약 규정을 이행하는 선례이자 잠정조치의 모델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석유개발 전망이 밝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 후 일본 측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현재 공동개발이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 협정은 2028년까지 유효하다.


중국과 일본도 동중국해에서 해저 석유자원의 공동개발을 위해 합의한 사례가 있다. 2008년 중일 양국은 “2008년 합의(2008 Agreement)"를 채택하고, 동중국해 춘샤오 유전의 공동개발과 룽징 남부해역의 공동탐사를 위해 양국이 협력하기로 하였다. 이 합의는 영유권 분쟁과 해저석유자원 개발로 인한 양국 간의 첨예한 대립에도 불구하고 상호 합의에 따라 동중국해의 공동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것이다. 그러나 합의 후, 중국이 춘샤오 유전의 생산량을 늘리는데 대해 일본이 반발하였을 뿐만 아니라 2010년 9월 센카쿠 열도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안경비대 소속 선박이 충돌하면서 공동개발의 합의는 무산되었다.


한·일, 중·일 간 협정 내지 합의가 아직까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해저 석유자원의 공동 개발과 관리는 안정된 개발체제를 구축하고 국가 간 법적·정치적 분쟁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석유자원이 풍부하게 부존된 것으로 평가되는 제7광구의 중첩수역을 중심으로 한·중·일 3국이 공동개발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 동중국해에서 한·중·일 3국간 공동개발을 함으로써 각국의 주권적 권리를 보호하고, 석유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국가 간 분쟁가능성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현재 동중국해에서 독자적인 개발을 하고 있지만, 해저자원 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고도의 기술이 투입되기 때문에 잠재적 위험성을 낮추고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참여가 필요하다.


II. 동북아 해역 권원중첩수역의 환경보호합의 방안

한편 동북아 해역은 지리적으로 근접한 반폐쇄해로, 급속한 산업화·도시화로 인해 6억 명의 인구가 집중되어 있고 해양오염에 취약한 지역이다. 연안지역에는 원전시설이 밀집해있고, 해저 석유자원이 개발되고 있어 대형 원전사고나 기름유출사고의 가능성 또한 높은 곳이다.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중국 보하이만 기름유출사고는 이러한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015년 현재 한국과 중국, 일본이 가동 중이거나 가동할 예정인 원전시설을 합치면 93기에 달하고, 한국과 중국이 현재 건설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원전이 완공되는 경우 200기가 넘는다. 더욱이 이들 원전의 대부분은 해안가에 위치하고 있어,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이 방사능물질이 바다와 대기 중으로 대량 유입될 수 있다. 해저 석유자원 개발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이로 인한 오염가능성도 우려된다. 위에서 언급한 동중국해의 해저자원 공동개발의 경우에도 개발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바다로 흘러들어가 해양과 생태계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고, 기름유출사고의 경우에는 오염이 더욱 심각하게 된다. 따라서 동북아 해역의 해양안전과 환경보호를 위해 원전시설과 해상유전시설을 규제하기 위한 공동환경보호합의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동북아 해역에는 해양환경 협력을 위해 NOWPAP(북서태평양보전실천계획)이라는 정부간 협의체가 수립되어 있다. NOWPAP은 적조, 원격탐사, 해양쓰레기, 기름 및 HNS 긴급방제계획 등의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원전시설이나 해상유전시설에 의한 오염 및 사고발생은 대상으로 하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추진되고 있는 원자력 안전과 정보교환에 관한 협력 네트워크, 원자력 협력협정, 원자력안전협의체 등도 정보교환 또는 원전사고 대응에만 단편적으로 접근할 뿐 원전시설의 오염방지는 다루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원전시설과 해상유전시설에 의한 오염방지와 사고예방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해양환경협력체제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


지역해의 해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UNEP에서는 지역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해양오염에 취약한 전 세계 지역해를 대상으로 해양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지역해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중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으로 손꼽히는 것이 바르셀로나 시스템(지중해), OSPAR(북동대서양), HELCOM(발틱 해) 등이다.


이들은 모두 국제환경법상의 기본원칙과 현대적 법 체제를 취하고, 협약의무의 이행을 준수하기 위한 준수 메커니즘을 확립하고 있다. 다만 바르셀로나 시스템과 OSPAR는 협약을 이행하지 않는 비준수국가에 대해 완전한 준수를 하도록 요구하는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는데 비해, HELCOM은 보다 완화된 방식으로 협약의 준수를 유도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당사국이 협약 이행을 위해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의무를 부과하지만, 강제성이 요구되지 않는 방식으로 해양환경을 보호하는 접근방법을 취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동북아 해역의 해양환경협력체제는 HELCOM식 모델에 기초한 방식이 적절한 것으로 본다. 한·중·일 3국은 서로 정치적 성향이 다른 국가들로, 원전시설과 해상유전시설에 대한 규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일 우려가 있다. 따라서 강제성을 띤 방식보다는 협약이행을 유도하고 권장하는 완화된 방식에 따라 효율성을 이끌어내는 접근방법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III. 맺음말


이러한 합의 방안을 이끌어내기까지는 많은 노력과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동북아 해역의 에너지 부족과 해양관할권 분쟁, 해양오염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공동개발합의와 공동환경보호합의 체제를 수립하고 관리·유지함으로써 동북아 해역의 에너지를 확보하고, 해양관할권 분쟁을 방지하고, 해양환경을 보호해야 할 것으로 본다.



김 기 순(법학박사, 산하온환경연구소 소장)
(KAMI, 20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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