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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이사회 체제의 발전과 현안 V
     산하온 (2016-09-19 오전 11:48:47)   Hit : 1043   Vote : 397

 

새로운 법제도의 논의


20세기 후반 북극사회가 급속한 변화를 겪으면서, 북극권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불완전한 북극이사회 체제로는 북극권이 처한 위급한 상황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WWF로 대표되는 환경단체들은 기후변화와 광물개발로 인해 북극권의 환경과 생태계가 크게 위협받고 있지만, 북극이사회가 북극권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통합적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Rob Huebert & B. Yeager, A New Sea: The Need for a Regional Agreement on Management and Conservation of the Arctic Marine Environment, WWF, 2008, p. 5).


북극이사회가 새로운 냉전상태에 대처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Borgerson에 따르면, 북극권국가들이 해저지역의 관할권 확대를 위해 핵잠수함과 장거리 크루즈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지만, 북극지역의 질서를 바로잡거나 정치적, 경제적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정치적, 법적 구조가 마련되어 있지 않고 외교적으로 교착상태에 빠져있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이다(Scott G. Borgerson, "Arctic Meltdown: The Economic and Security Implications of Global Warming", Foreign affairs 87, 2008, p. 71).


EU는 2008년 3월 집행위원회 보고서(Climate Change And International Security) European Commission, Climate Change And International Security, Paper from the High Representative and the European Commission to the European Council, S113/08, 14 March 2008)에서 북극의 해빙으로 영유권 주장과 새로운 무역항로를 둘러싼 논란을 다루어야 할 필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 국제사회가 국제적 관리에 대한 압력에 직면해 있음을 언급하였다.


이들은 북극권에 법적 구속력있는 새로운 법제도를 만들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WWF는 북극 생물자원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관리체제를 위해 지역조약체제를 만들 것을 주장하였다.


Borgerson은 북극을 관리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식은 북극지역의 풍부한 자산을 이끌어내는 질서정연하고 집단적 접근방법을 보장하는 강력한 조약을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보았다(Scott G. Borgerson, p. 75).


유럽의회는 2008년 10월 채택된 “북극의 관리에 관한 결의안(European Parliament resolution on Arctic Governance)”에서 북극의 환경보호와 지속가능한 개발을 규정하는 초국경적 정치적, 법적 체제의 방안을 다룰 것을 요구함으로써, 북극조약의 채택을 위한 협상의 필요성을 시사하였다(European Parliament, B6-0523/2008, European Parliament resolution on Arctic Governance, 30.9.2008).


이들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남극조약(Antarctic Treaty)을 모델로 하는 새로운 북극조약의 체결이다. 북극과 같은 역동적인 지역에서는 구속력없는 soft-law 제도가 변화하는 상황에 더 적응하기 쉽다고 보는 학자도 있다(Oran R. Young, "International Cooperation in the Circumpolar North, Instruction to the Circumpolar World", University of the Arctic - BCS 100, p. 14).


남극에서는 1959년에 남극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남극조약이 체결되고, 1972년 남극물개보존협약(Convention for the Conservation of Antarctic Seals: CCAS), 1980년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협약(Convention on the Conservation of Antarctic Marine Living Resources: CCAMLR), 1991년 남극환경보호의정서(Protocol on Environmental Protection to the Antarctic Treaty) 등 일련의 조약이 잇달아 체결되면서 남극조약체제로 발전되어 왔다.


남극조약체제는 영유권 문제를 동결하여 국제적 분쟁을 피하고 평화적, 과학적 목적에서 환경보호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넓혀왔고, 50년 이상 성공적으로 운영되어 왔다. 이러한 점에서 남극조약체제가 북극이사회 체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법체제로 가장 바람직하다는 여론이 국제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2009년 3월 유럽의회에 제출된 결의안 초안 (European Parliament, Motion for a Resolution on the Opening of International Negotiations with a view to Adopting an International Treaty for the Protection of the Arctic, B6-0163/2009, 2009.3.25)은 북극의 자원개발을 50년간 유예하고(50-year moratorium), 남극조약을 모델로 하는 국제조약을 채택하기 위한 국제협상을 시작할 것을 북극이사회에 촉구한 바 있다.


북극권국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08년 5월 미국, 러시아,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극권 5개국은 그린란드 Ilulissat에서 열린 북극해회의(Arctic Ocean Conference)에서 북극권에는 광범위한 국제법체제가 적용되고 있으므로 북극해를 관리하는 새로운 포괄적 국제법제도를 개발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해양법이 대륙붕 외측한계의 획정, 결빙지역(ice-covered area)을 포함한 해양환경의 보호, 항해의 자유, 해양과학 연구, 기타 해양 이용 등에 관한 중요한 권리, 의무를 제공하고 있으며, 중복되는 영유권의 해결에도 이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2009년 4월 9일 개최된 남극조약과 북극이사회의 공동회의에서 북극이사회 의장국인 노르웨이의 외상 Jonas Gahr Støre는 북극과 남극은 모두 극지의 기후를 갖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다르고, 북극은 남극과 마찬가지로 이미 법 체제를 지니고 있다고 확인하였다. 같은 달 29일 북극이사회 제6차 각료회의에서 채택된 Tromsø Declaration도 해양법을 포함한 광범위한 법체제가 북극해에 적용되고 있고 이러한 법체제는 북극해의 확고한 관리기반을 제공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북극권국가의 입장은 남극과 달리 북극은 주권국가에 속하고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어서 남극조약체제를 적용하기 어렵고, 북극에는 이미 유엔해양법협약, 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sation) 협약과 같은 국제법제도가 있어서 이를 통해 북극권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극권 5개 연안국 모두가 북극에 구속력있는 법제도를 수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European Parliament, Debates, Opening of International Negotiations with a view to Adopting an International Treaty for the Protection of the Arctic, B6-0163/2009, 1 April 2009, Brussels 참조).


북극이사회 체제의 강화


북극권국가들은 새로운 법제도를 도입하는 대신 북극이사회 체제를 강화하고 개선하는 방식으로 관리체제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2011년 개최된 북극이사회 각료회의에서는 북극이사회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우선 "북극이사회 강화 체제(Framework for Strengthening the Arctic Council)"를 채택하여 북극이사회의 행정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상설사무국의 설립에 합의하고, 옵서버 승인 기준과 북극이사회 내에서의 역할을 분명히 하였다. 북극이사회를 강화하기 위한 결정을 이행하는 “제도적 문제를 위한 Task Force”(Task Force for Institutional Issues: TFII)와 “해양의 기름오염 대비 대응에 관한 Task Force”(Task Force on Marine Oil Pollution Preparedness and Response: MOPPR Task Force) 설치에 합의하고, 통신 및 지원 가이드라인(Communication and Outreach Guideline)을 채택하였다(Nuuk Declaration, 2011; SAO Report, May 2011).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극이사회가 새로운 법적 구속력있는 문서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국제협약의 체결을 지원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북극이사회가 새로운 법적 구속력있는 문서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사는 “북극이사회 강화 체제”에서도 확인되고 있다(SAO Report, May 2011, p. 49).


북극이사회는 2009년 Tromsø에서 개최된 각료회의에서 북극의 수색과 구조에 관한 협력을 위한 국제문서를 개발하기 위한 SAR Task Force(Search and Rescue Task Force)를 설치하는 데 합의하고, 협약을 초안하는 작업을 하도록 하였다. Task Force의 작업 결과에 따라 2011년 북극 SAR 협정이 채택되었다. SAR 협정은 북극권국가 사이에 체결된 최초의 법적 구속력있는 협정으로, 북극권에서의 항공과 해양의 수색, 구조를 위한 협력과 조정 강화를 그 목적으로 한다. 이 협정에 따라 북극권국가들은 북극권에서 수색과 구조활동 시 상호협력하고, 타 당사국의 사전승인 하에 해당 국가 영토에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


2013년에는 북극 OPPR 협정이 채택되었다. 이 협정은 MOPPR Task Force(Task Force on Marine Oil Pollution Preparedness and Response)의 작업 결과 채택된 것으로, 북극 긴급사태 방지, 대비 및 대응지침(Arctic Guide for Emergency Prevention, Preparedness and Response)에서 승격되었다. 협정의 목적은 기름오염으로부터 해양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북극의 기름오염 대비 및 대응에 관한 국가 간 협력, 조정과 상호지원 강화에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이들 협정은 북극이사회의 협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북극이사회는 조약체결기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북극이사회 각료회의에서 Task Force를 통해 이들 협정을 추진할 것을 결정하였고, 이들 협정의 협상과정에 장소를 제공하였고, 협정이 체결되도록 지원했다는 점에서 적어도 북극의사회의 후원을 받은 협정이라고 볼 수 있다. 여하튼 이들 협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것은 북극의 법제도를 강화하겠다는 북극권국가들의 명백한 의사표시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로써 북극이사회 체제는 가장 큰 취약점 중 하나인 soft law 체제로부터 hard law 체제로 전환해 가고 있으며, 이는 북극이사회 체제를 강화해 나가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볼 수 있다.


김기순 (국제법 동향과 실무,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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