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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ar Code의 의미와 국내 이행을 위한 과제
     산하온 (2021-07-10 오후 6:16:51)   Hit : 2   Vote : 0

 

<<북극해 항로의 상업적 이용으로 해상교통량과 관광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해상사고와 해양오염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선박 안전성과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극지운항선박의 안전운항을 위한 국제규정 개발에 나섰고,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Polar Code를 채택하였다. Polar Code는 극지해역을 운항하는 선박이 지켜야 할 강제적 국제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 해양수산부 고시를 통해 Polar Code의 이행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해운 국가로 수출입 물량의 99.7%를 선박으로 운송하고 있어서, 북극해 항로의 진출이 적극 권장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Polar Code의 일관되고 지속적인 이행과 극지운항선박의 기술 수준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개발과 연구 활동이 요구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북극해 항로의 개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남극과 북극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북극은 기후변화에 취약하여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북극해 해빙(sea ice)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극의 해양과 연안에서 석유 탐사와 자원 개발 활동이 급증하고, 여름철 북극해 항로 개발에 따른 해상 교통량이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북해항로(North Sea Route, NSR)와 북서항로(Northwest Passage, NWP), 북극브리지(Arctic Bridge), 극지횡단항로(Transpolar Sea Route)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북극해 항로가 해운업계의 새로운 옵션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들 북극해 항로를 이용하는 경우 수에즈 운하나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는 기존 항로에 비해 거리를 최대 40% 단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북극해 항로 개발로 해상교통량이 늘어나면서 해상사고가 빈번해졌다는 점이다. 더욱이 관광활동이 증가하면서 수백, 수천 명의 승객을 태운 크루즈선 관광이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대형 선박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극지해역에서 운항하는 선박들은 혹독한 환경과 기후로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얼음, 저온, 나쁜 기상 조건과 해도, 통신 시스템 등의 부족으로 안전운항과 선박 설비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한 사고 발생 시 수색 구조 활동과 오염된 해역의 정화작업이 쉽지 않고, 더욱이 극지방의 외딴 지역에서 수천 명이 탄 크루즈선이 침몰하는 경우 주변 국가들이 이에 대응할 인프라와 수색 및 구조 능력이 크게 부족하였다.

이와 같이 북극해의 해빙 감소로 해상교통량이 증가하고 선박 운항의 위험이 확대되는 반면, 이에 대한 규제는 북극권 국가들의 복잡하고 단편적인 관행 내지 국내규제체제에 의존하여 적절한 대응이 어려웠다. 이 같은 규제 방식으로는 극지환경에 치명적인 선박사고와 환경오염을 막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고, 따라서 북극의 해상운송이 더 확대되기 전에 북극해의 다양한 국가 및 지역의 규정을 포괄하는 통일된 국제규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Polar Code의 개발경과

이러한 상황에서 1990년대 초 독일과 러시아의 제안에 따라, UN전문기관인 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국제해사기구)에서는 극지운항선박의 안전운항을 위한 Polar Code((International Code for Ships Operating in Polar Waters, 극지해역 운항선박 국제기준) 개발에 나서게 되었다. Polar Code는 선박 안전성을 증진하고 환경오염을 감소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강제규정으로, 러시아, 캐나다, 미국, 노르웨이 등 북극권 국가들의 관행과 국내규제체제를 고려하여 개발되었다.

Polar Code가 처음부터 강제규정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10여년의 개발 작업 끝에 2002년과 2009년, IMO 총회에서는 극지해역의 혹독한 환경과 기후 조건으로 인한 운항 위험의 완화를 목표로 하는 가이드라인을 채택하였다. 그러나 이들 가이드라인은 권고사항으로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북극권 국가들은 IMO 해사안전위원회(Maritime Safety Committee, MSC)에 극지 가이드라인의 강제적 적용을 추가하는 제안을 제출하였고, 이를 계기로 강제적 성격을 지닌 Polar Code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게 되었다.

Polar Code는 원래는 북극해를 운항하는 선박만을 대상으로 하여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2004년 제27차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Antarctic Treaty Consultative Meeting, ATCM)의 요청으로 IMO는 이들 가이드라인을 북극 해역뿐만 아니라 남극 해역에서 운항하는 선박에도 적용되도록 개정하였고, 이때부터 남극과 북극 해역에 모두 Polar Code를 적용하도록 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2007년 남극해의 남 셰틀랜드 제도(South Shetland Islands) 부근에서는 M/V Explorer호가 빙산과 충돌하여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선박은 캐나다 유람선으로 154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우고 있었는데, 물에 잠긴 얼음에 부딪혀 선체가 갈라지고 침수되었지만 승객과 승무원 모두 지나가던 유람선에 의해 안전하게 구조되었다. 2015년에는 남극해에서 유빙에 좌초된 우리나라 원양어선 썬스타호가 유빙에 좌초되었다가,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에 의해 구조되는 사례도 있었다. 2010년부터 2015년 사이에 남극과 북극 해역에서 발생한 선박 사고는 모두 39건에 이르렀다. 이러한 사건들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는 남극과 북극 모두에서 선박의 안전운항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이 널리 알려졌다.

회의 과정에서는 기술적인 문제를 놓고 국가들 간에 많은 논의가 있었고, 러시아의 경우 Polar Code 전문에 연안국의 국내법이 Polar Code 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문구 삽입을 요청하는 등 자국 입장을 내세워 논란을 빚기도 했다.

결국 오랜 노력 끝에 IMO는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Polar Code를 채택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Polar Code는 2017년 1월 1일 발효되었다.

Polar Code란?

Polar Code는 극지운항선박과 관련된 설계, 건조, 장비, 운영, 훈련, 수색 및 구조, 환경보호를 모두 포함하는 광범위한 기준이다. Polar Code는 기존의 IMO 문서를 보완함으로써, 극지해역 내의 위험을 줄이고 안전한 선박 운항과 극지환경 보호를 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즉 SOLAS(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 MARPOL(국제해양오염방지협약)과 STCW 협약(선원의 훈련, 자격증명 및 당직근무의 기준에 관한 국제협약)을 개정하고 추가적인 요건을 부과해서, 극지해역의 안전운항과 해양오염 방지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Polar Code가 시행되면서, 남극해와 북극해를 운항하는 선박들은 의무적으로 이를 준수하도록 되어 있다. Polar Code는 여객선과 총톤수 500톤 이상의 화물선을 대상으로 적용되며, 어선과 민간요트, 총톤수 500톤 미만의 소형화물선에 대한 개발 작업은 현재 IMO에서 추진 중에 있다.

Polar Code는 전문(Preamble), 도입부(Introduction), Part I과 Part II로 이루어져 있고, Part I은 극지운항선박의 안전 조치를, Part II는 오염 방지 조치를 각각 규정한다. Part I-A는 안전 조치에 관한 12개의 강제적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규정들은 Polar Code의 핵심으로 극지운항선박이 준수해야할 안전운항 요건을 명시한다.

구체적으로 선박의 안전운항에 중요한 선박의 설계와 구조, 기계 설비와 관련 장비, 화재안전을 위한 소방시스템, 구명장비 및 배치, 항해 안전, 통신, 항해 계획, 인원 배치 및 훈련에 관한 최소 안전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Polar Code는 극지해역 운송 관리의 전례 없는 성과 내지 획기적인 마일스톤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Polar Code가 완벽한 규제 수단은 아니며 이를 개선하고 추가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비판적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Polar Code의 논의 과정에서 북극의 중유 사용과 운송 규제, 대기오염물질의 배출 규제, 비토착생물종의 배출 규제, 非SOLAS 선박에 대한 안전 조치 적용, 중수 방출과 수중소음 규제 등 다수의 이슈가 배제되었고, 이는 앞으로 IMO가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Polar Code 이행 현황

우리나라는 2016년 12월 29일 「선박안전법」 제26조 등에 따라 「극지해역 운항선박 기준」을 일부 개정·고시하고(해양수산부 고시 제2016-226호), 2017년 1월 1일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다. 모든 극지운항선박은 Polar Code를 준수해야 하며, 각 국가는 국내법을 제정하여 이를 이행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극지운항선박이 항해 시 지켜야 할 국내이행 기준을 마련하여 해양수산부 고시로 제정한 것이다.

북극해 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거리 항로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해운 국가로 수출입 물량의 99.7%를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어서, 북극해 항로를 이용하는 경우 물류비를 절약하고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북극해 항로 진출을 위해 극지운항 선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극지운항 인력을 적극 양성하는 한편, 항로개발 연구와 극지운항선박 건조기술 개발에 주력해 왔다.

이러한 점에서 「극지해역 운항선박 기준」의 일관되고 지속적인 이행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 극지운항선박 설계 및 건조 기술, 극지운항선박의 안전운항에 필수적인 관련기술과 항해안전지원시스템, 친환경기술을 개발하는 등 극지운항선박의 기술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는 한편, 승선 선원의 적절한 교육 및 훈련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북극해 항로 이용 시에는 Polar Code뿐만 아니라 러시아 등 인접국가의 선박 운항 규제에 대비할 필요가 있으며, 이들 국가의 북극항로 운항 관련 규정 및 법령을 면밀하게 파악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극지운항선박에 관한 후속기준 개발 작업에 적극 참여하여 우리의 입장을 반영함으로써 국익을 확보해야하며,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해양수산부와 산업자원통상부, 외교통상부 등 관련부처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

<김기순, 극지와 세계, 2020-3호, 극지연구소,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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